1994. 8 17342 1994. 8. 1 (월) 일요일, 칙칙하게 습기찬 무더위. 게으름 또한 여전하다. 낮잠은 전혀 회색빛 수면. 저녁나절 찬물 끼얹어 정신을 추스리고 TV에 히히덕거리다가 잠을 청하는 것이지만 그 또한 회색수면을 면치 못한다. 꿈- 애틋한 여성스러움이 있는 여성과 함께 화물차 짐칸에 누워있..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7 17311 1994. 7. 1 (금) 장마의 시작. 대기는 젖은 먼지들로 가득 뒤덮이고 축축하게 습기찬 사물들은 더위를 먹고 널부러져 있다. 이웃의 한진중공업. 몇천억의 船價를 자랑하는 L.N.G선 위에 천여명의 노조원들 올라 가서 농성중. 공권력을 투입키로 한 정부는 수백명의 경찰들을 도로 곳곳에 ..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6 17281 1994. 6. 1 (수) 다시 읽는 일본소설. 나스메 쇼오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노일전쟁의 승리, 바야흐로 욱일승천하던 시절의 일본적 낙천주의가 흐른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해박하게 인용하는 문학적 에피소드들. 무대는 일개 영어교사의 집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물론 고양이지..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5 17250 1994. 5. 1 (일) 바쁜 토요일. 대준건설과 ST-93007 계약건 처리. 외주업체 작업장 및 탈의실 도면과 실행예산 작성. 김상수에게 WEEKLY REPORT의 ADVISE. 해상 크레인 동원하여 SB-411 HATCH COVER 탑재. 4시 거의 되어 퇴근하여 형에게. 마침 퇴근한 형과 함께 영도다리 건너서 남포동 입구 호정횟집에..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4 17220 1994. 4. 1 (금) 누구의 고발이나 투서가 있었던 모양이다. 느닷없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관 다섯명이 서슬 퍼렇게 들이 닥치더니 VIP 회의실에 진을 치고 앉아서 서류들을 산처럼 쌓아놓고 감사에 들어간다. 기획실, 경리부는 전전긍긍 그들 수발들기에 쩔쩔 매고, 생산관리부 역시 ..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3 17189 1994. 3. 1 (화) 무위로움과 허무함의 휴일 다음날, 회사에서의 일과는 노상 서늘하게 외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게 한다. 짐짓 일에 열중하는 폼을 잡고 정신을 기울여 선각부문 외주 기성현황을 PC앞에 앉아 작업하여 출력한다, 중심없는 삶. 가치관을 상실한 삶의 양태. 필경 공허할..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2 17161 1994. 2. 1 (화) 비 흩뿌리는 월요일. 폐기품 정리 LIST UP하여 실사에 참가한 부장들의 연명서명을 받아 폐기처리 품의 올리다. 전무의 닥달이 있을 경우, 그화를 분산 시키려는 나의 교활한 작전이다. 400여가지 이상의 장비, 공구들. 회사 창사 이래 이렇게 정식으로 대량 폐기하자고 나..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4. 1 17130 1994. 1. 1 (토) 94년 날이 밝았다. 묵은 해에서 새 해로 넘어오는 터널. 그 터널은 꿈과 회색수면의 터널이다. 어쨌든 새해 첫날. 억지로 온유할 일이다. 지그시 눌러오는 회색수면으로 인한 명치 끝의 통증도 짐짓 참아 낼 일이다. 하나님, 나의 아버지. 새 것을 주옵소서. 17131 1994. 1. 2 (..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3. 12 17100 1993. 12. 2 (목) 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중반에 접어들다. 이문열답지만 괜찮은 소설이다. 동양적인 동키호테. 동키호테와 다른 점은 황제에게는 논리적인 동양적사고로 무장된 의식체계가 있다는 점이다. 행간에서 때로 작가의 얼굴이 드러나는 것은 역시 이문열적. 날씨는 온화하고..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
1993. 11 17069 1993. 11. 1 (월) 언제쯤 확연히 구분하여 주시려는가. 언제쯤 행동케 하시려는가. 이 눅눅한 게으름과 질퍽질퍽한 타성의 늪으로부터 언제쯤 벗어나 떨처 일어나게 하시려는가. 나의 하나님이여. 월요일 새벽. 꿈속의 쿠데타, 깨어 일어나다. 지저분한 容器에 담겨있는 정신 역시 산뜻..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201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