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출아. 너 개똥도 약에 쓸라면 없다어란 말 들어 밨제? 근디 무신 약에다 쓸라고 그런 지 아냐?"전에 한 번은 임서방이 봉출이한테 물은 일이 있었다. "에에, 말이 그렇다 그거이제 멋을 참말로 약에다 쓴다요? 개똥을, 그께잇 거이 머언 약이 되야라우? 시상에 흔해빠진 거이 그건디. 밟으먼 미끄러지고 던지럽기나 허제.""그렇제? 그런디 그게 아니여. 개똥은 줏어다가 잘 말려 두먼 이질약으로도 쓰고, 인자 봄에는 논에 거름으로 쓰제잉? 말허기 쉬워서 개똥, 개똥, 하찮허게 생각하지만 개똥이 그거 사람 못된 것보담 훨썩 쓸모가 많은 거이다. 너."기다란 집게와 개똥삼태기가 따로 있는 임서방의 두엄간에는 항상 어느 집보다 많은 개똥이 모아져 있었다. 임서방은 욕심이 많고 손이 빨랐다. 임서방이 바깥으로 나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