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죄 많으신 그대 "작은아씨." 드디어 제방에 오른 안서방네가 그만 두말 더 할 것도 없이 덮쳐들어 강실이 허리를 휘어감고 쓰러지자, 강실이는 검불 하나 꺾이듯 안서방네 팔에 허리가 꺾이며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안서방네는 강실이를 등뒤에서 또아리 감아안고, 그 등에 얼굴을 묻은 채 눈물을 쏟았다. 찐득하고 뜨거운 눈물이었다. 오죽허시겄소. 오죽이나 허시겄소. 그렇지만 생목숨인디. 아아, 죄 많으신 생목숨인디. 너무나 가엾고, 애처롭고, 그러나 도무지 비천한 자신의 처지로는 무엇 하나 어떻게도 해 줄 힘도 없어 한없이 안타까운 강실이를 부여안은 안서방네는, 오직, 그네의 목숨만은 어떻게든 건져야 한다고 믿어. 절대로 이 팔을 풀지 않으리라. 족쇄로 조이는 것이었다. 혼비하여 달려온 끝이라 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