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가 온 뒤 며칠 동안 에 하루 한번 술대접을 안 받은 날도 없으나, 저녁 한 끼 죽을 안 먹은 날도 없었다. 손가가 내처 묵기 미안하여 남은 사기를 마저 팔고 가는 길에 다시 올까 하고 떠나려고 생각하던 차에 막봉이가 마침 돌아왔다. 막봉이는 엄장과 몸집이 선봉이, 작은봉이보다 배나 크고 둥근 눈과 가로 찢어진 입이 삼봉이와도 달 라서 사형제 중에 가장 거물스러웠다. 나이는 불과 스물하나밖에 안 되었건만 삼십 가까운 손가와 연 상약해 보이었다. 삼사 년 만에 만나는 손가가 막봉이의 더 노창한 것을 보고 인삿말 끝에 "인제 아주 노총각이 되었네그려. " 하고 말하 니 막봉이는 씽긋 웃는 웃음으로 말대답을 대신하였다. 손가가 온 까닭을 대강 아비에게 듣고 알았건만 막봉이는 손가를 보고 "어째 왔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