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용이와 길산은 영문을 몰라서 서로 마주 바라보았다. "당신의 아낙이 날 찾아왔던 것 같소." 길산이 놀라서 물었다. "내 아내라니오?" "장뭣이라는 살인 도적이 참형되었다던 날 밤이었서. 남장을 한 여인네가 내 우거루 찾아왔었지요. 주인의 넋을 위무하겠답디다." "묘옥이..." 길산의 눈에 물기가 가득하게 괴었다. 여환이도 눈을 지그시 내리깔고, 묘옥이 찾아왔던 날 밤의 일을 얘기하였다. 둘이서 말바위에 올라 갔던 일, 그 여자가 뛰어내리려는 것을 만류하던 일, 이제는 아무 곳에도 붙일 데가 없다며 한탄하던 일들을 자세히 말하는데, 길산은 두 빰 위로 굵은 눈물방울을 주르르 흘리고 있었다. "참, 묘한 인연두 다 있지." 여환이 염주를 헤아리면서 탄식하였다. "어디루... 간다고는 말 없습디까?" "..